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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하면 살이 찌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들 하는데, 정말 그냥 다 찌워도 괜찮을까요? 저는 31주차 현재 임신 전보다 7kg 정도 증가한 상태입니다. 주변에서 "임신 중엔 먹고 싶을 때 먹어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막상 직접 겪어 보니 그 말을 곧이곧대로 따르는 것이 능사는 아니었습니다. 입덧 시기의 체중 감소, 적정 체중 증가 범위, 꼭 챙겨야 할 영양제까지 — 제가 직접 경험하면서 정리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임신 초기, 입덧이 오히려 살을 빼준다?
저는 임신 6주쯤부터 19주쯤까지 입덧이 꽤 심하게 왔습니다. 그 기간 동안 체중이 3kg 정도 빠졌고, 덕분에 임신 전 60kg에서 57kg 근처까지 내려갔습니다. 임신 초기에 오히려 몸무게가 준다는 게 신기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실제로 꽤 많은 산모가 이런 경험을 합니다.
입덧의 양상은 사람마다 정말 다릅니다. 먹으면 바로 구토하는 유형이 있는가 하면, 속이 울렁거려서 뭔가를 계속 입에 넣어야 버티는 유형도 있고, 특정 냄새에 반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는 먹어도 울렁거리고, 먹으면 또 토하는 두 가지가 동시에 오는 유형이었는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아기한테 영양을 줘야 한다는 마음에 억지로 먹고, 또 그걸 다 토해내는 날이 반복되면서 정말 막막했습니다.
그나마 효과가 있었던 방법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한 번에 많이 먹지 않고, 크래커나 바나나 같은 것을 소량씩 자주 먹기
- 따뜻한 밥 냄새는 바로 구역질을 유발했기 때문에 냉장 과일 위주로 섭취
- 탄산수 한 모금으로 속을 가라앉히기 — 레몬 사탕도 의외로 도움이 됐습니다
입덧이 너무 심해서 수분 섭취조차 힘들다면, 혼자 버티려 하지 말고 병원에서 수액이나 약물 처치를 받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참는 게 아기에게 더 좋다는 생각은 잠깐 내려놓아도 됩니다.
임신 중 체중 증가, 얼마가 정상일까
"임신하면 15~20kg는 기본으로 찐다"는 말을 주변에서 많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31주차인 지금 임신 전 대비 약 7kg 증가한 상태라 처음엔 '내가 너무 덜 찐 건 아닐까' 싶기도 했습니다.
대한산부인과학회 권고 기준에 따르면, 임신 전 BMI가 정상 범위(18.5~24.9)인 경우 총 체중 증가 권장량은 11.5~16kg입니다(출처: 대한산부인과학회). 여기서 BMI란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를 의미하는데, 체중(kg)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비만도를 판단하는 기준이 됩니다. 저처럼 임신 전 BMI가 22 정도라면, 주차별로 너무 빠르게 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임신성 당뇨(Gestational Diabetes)라는 개념도 이 맥락에서 자주 등장합니다. 임신성 당뇨란 임신 중 호르몬 변화로 인해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면서 혈당 조절이 어려워지는 상태를 말합니다. 체중이 과도하게 증가하면 이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산부인과 검진마다 의사 선생님이 체중 관리를 강조하는 것입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열달후에'라는 앱이 꽤 실용적이었습니다. 이 앱의 산모체중관리 항목에서는 임신 전 BMI를 기준으로 주차별 권장 체중 범위를 그래프로 보여 주는데, 19주부터 지금까지 제 체중을 기록하면서 객관적인 지표로 삼고 있습니다. 막 관리하는 건 아니지만, 권장 범위 아래쪽에 있다는 걸 확인할 때마다 약간 마음이 놓이는 건 사실입니다. 막달에 확 찌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도 있어서 방심은 못 하고 있지만요.
"임신 중엔 많이 먹어도 된다"는 말,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이때 아니면 언제 먹겠어"라는 말이 임신 중에 얼마나 많이 들리는지 모릅니다. 이 말에 공감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는 그 생각 자체가 체중 관리의 가장 큰 적이라고 봅니다. 아기를 핑계로 한 폭식은 사실 태아보다 산모에게 더 큰 부담이 됩니다.
물론 임신 중 필요한 열량이 늘어나는 것은 사실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임신 중기 이후에는 하루 약 300~350kcal를 추가 섭취할 것을 권고합니다(출처: WHO). 300kcal는 공기밥 한 공기 정도의 열량입니다. '둘이 먹는다'는 표현이 두 배를 먹어도 된다는 의미가 아닌 셈이죠.
식후 가볍게 걷는 것이 혈당 관리에 좋다는 이야기도 많습니다. 혈당 스파이크(Blood Sugar Spike)란 식사 후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현상을 말하는데, 이것이 반복되면 임신성 당뇨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저 역시 처음엔 식후 15분 정도 걸으려 했는데, 28주쯤 경부길이가 짧아졌다는 이야기를 병원에서 듣고 나서는 겁이 나서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습니다.
경부길이(Cervical Length)란 자궁경부의 길이를 초음파로 측정한 값으로, 이 수치가 짧아지면 조기 진통이나 조산의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저는 그 이후 충분히 쉬었더니 다음 검진에서 수치가 회복됐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그때부터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스트레칭과 스쿼트를 조금씩 시작했습니다. 운동이 무조건 좋다는 의견도 있지만, 제 경험상 산모 개인의 상태에 따라 접근 방식이 달라야 한다는 것을 몸으로 배웠습니다.
시기별로 챙겨야 할 임신 영양제 정리
임신 중 영양제 종류가 너무 많아서 처음엔 무엇부터 챙겨야 할지 막막합니다. 제가 직접 챙겨 본 결과, 시기별로 우선순위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한꺼번에 다 먹어야 한다는 생각보다, 지금 임신 몇 주차인지에 따라 무엇이 더 필요한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엽산(Folic Acid)은 임신 준비 단계부터 임신 12주까지 가장 우선적으로 챙겨야 하는 영양소입니다. 태아의 신경관(Neural Tube) 발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데, 신경관이란 뇌와 척수로 발달하는 구조물로 임신 초기에 형성되기 때문에 이 시기에 엽산이 부족하면 신경관 결손 같은 선천 기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철분제는 보통 16주 전후부터 시작합니다. 임신 중기로 접어들면 혈액량이 급격히 늘어나는데, 이때 철분이 부족하면 철결핍성 빈혈이 오기 쉽고 태아에게 산소 공급도 원활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칼슘은 태아의 뼈와 치아가 본격적으로 발달하는 20주 이후부터 신경 써야 하고, 오메가3 DHA는 두뇌와 망막 발달을 위해 임신 후반기에 특히 중요합니다. 비타민 D는 칼슘 흡수를 돕기 때문에 임신 전 기간에 걸쳐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솔직히 이걸 다 챙기는 게 처음엔 번거롭게 느껴졌는데, 하루 중 정해진 시간에 루틴으로 만들어 두니 훨씬 수월했습니다. 철분제의 경우 공복에 먹으면 속이 불편한 분들도 있어서, 식후 복용이 맞는지 의사 선생님과 확인해 보시는 걸 권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임신 중에 체중이 너무 안 찌는 것도 문제인가요?
A. 적게 찐다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닙니다. 임신 전 BMI 기준 정상 체중이라면 총 11.5~16kg 정도가 권장 범위이기 때문에, 이보다 현저히 적게 증가하면 태아의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검진 때마다 태아 성장 추이를 함께 확인하면서 담당 선생님과 상의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Q. 입덧이 심할 때 영양제를 못 먹겠는데 어떻게 하나요?
A. 입덧이 심한 시기에는 영양제를 억지로 챙기기 어렵습니다. 엽산은 알약 크기가 작아 비교적 넘기기 쉬운 편이고, 먹는 타이밍을 속이 덜 울렁거리는 시간대로 바꿔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어떤 분들은 공복보다 식후가 낫다고 하고, 저는 냉장 보관 후 차갑게 먹는 게 조금 나았습니다. 정말 힘들다면 병원에서 처방 가능한 영양제나 주사로 대체할 수도 있으니 담당 의사와 상의해 보세요.
Q. 임신 중 운동은 무조건 해야 하나요?
A. 일반적으로 가벼운 걷기나 임산부 체조가 혈당 관리와 체중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저처럼 경부길이가 짧아지는 상황이라면 오히려 안정을 취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운동 여부는 개인의 신체 상태에 따라 달라지므로, 반드시 담당 산부인과 선생님과 상의 후 결정하는 것을 권합니다.
Q. 임신 막달에 체중이 많이 찐다는데 사실인가요?
A. 태아가 빠르게 성장하는 임신 후반기에는 체중 증가 속도가 빨라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양수량도 늘고 태아 체중도 급격히 증가하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이 시기에 갑자기 붓기가 심해지거나 체중이 주당 1kg 이상 급격히 늘면, 임신중독증(전자간증)의 가능성도 있으니 검진 일정을 꼭 지켜야 합니다.
결론
임신 중 체중 관리는 '얼마나 적게 찌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적절하게 찌느냐'의 문제입니다. 저는 31주차까지 입덧기 체중 감소와 이후의 증가를 거쳐 현재 임신 전 대비 약 7kg 늘어난 상태인데, 열달후에 앱의 권장 범위를 보면서 큰 무리 없이 유지하고 있다는 걸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꽤 든든합니다.
폭식을 하지 않고 적당히 먹는 것, 내 몸 상태에 맞게 움직이는 것, 그리고 시기에 맞는 영양제를 놓치지 않는 것 — 이 세 가지를 지키는 것이 생각보다 훨씬 현실적인 임신 관리법이라고 봅니다. 32주차부터는 골반·고관절 운동도 조금씩 시작해 볼 생각입니다. 완벽하게 관리하려는 것보다, 매일 조금씩 더 나은 선택을 하는 것이 결국 출산 이후 회복에도 차이를 만들어 준다고 믿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