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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하기 전까지 저도 백일해가 뭔지 잘 몰랐습니다. 그냥 아이들이 맞는 주사 중 하나겠거니 했는데, 알고 보니 신생아 사망 사례가 있는 꽤 심각한 감염병이었습니다. 30주차에 직접 맞고 나서야 왜 이 주사를 임신 중에 꼭 챙겨야 하는지, 그리고 왜 아기를 만나는 가족 모두가 같이 맞아야 하는지 실감했습니다.

임산부 백일해 접종, 왜 꼭 임신 중에 맞아야 할까요?
저는 원래 포항병원에서 진료를 보다가 28주차에 구미병원으로 전원하게 되었습니다. 포항병원에서는 28주차에 백일해를 접종해 준다고 했고, 구미병원에서는 30주차에 해준다고 했는데 — 병원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어쨌든 지난 8월 27일에 드디어 맞았고, 생각보다 훨씬 간단하게 끝났습니다.
그렇다면 왜 임신 중에 접종해야 할까요? 핵심은 태반을 통한 항체 이전(passive immunity transfer) 때문입니다. 여기서 항체 이전이란, 엄마 혈액 속에 만들어진 백일해 항체가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직접 전달되는 과정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아직 스스로 면역을 만들 수 없는 신생아에게 엄마가 "면역을 선물해 주는" 개념입니다.
대한산부인과학회 및 질병관리청 권고에 따르면, 임신 27~36주 사이에 Tdap(성인용 백일해·파상풍·디프테리아 혼합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권장됩니다(출처: 질병관리청). 이 시기에 접종해야 항체가 충분히 생성되고, 그것이 태반을 거쳐 아기에게 넘어갈 시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임신할 때마다 매번 접종을 권고하는 것도 이 이유에서입니다.
접종 후 제 몸 상태는 솔직히 예상보다 훨씬 괜찮았습니다. 처음 맞은 날 팔에 살짝 근육통이 있었고, 하루 지나니까 그마저도 사라졌습니다. 접종 전에 의사와 간호사가 체온, 컨디션을 꼼꼼히 확인하고 진행해 줘서, 몸 상태가 좋을 때 맞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 권장 접종 시기: 임신 27~36주 사이
- 접종 백신: Tdap (백일해·파상풍·디프테리아 혼합 성인용 백신)
- 접종 목적: 태반을 통한 항체 이전으로 신생아에게 면역 제공
- 임신할 때마다 매 임신마다 새로 접종 권장
가족 접종, 남편도 같이 맞아야 할까요?
30주차 진료가 남편이 구미에 있던 날과 딱 맞아서, 처음으로 산부인과에 남편과 함께 갔습니다. 그리고 저와 함께 남편도 백일해 주사를 맞았는데, 남편 반응이 저와는 꽤 달랐습니다. 저는 하루 만에 통증이 가라앉았는데, 남편은 며칠간 팔이 뻐근하다고 했습니다. 근육이 발달한 분들은 주사 맞을 때 긴장해서 힘을 주는 경향이 있어서인지, 독감 주사와 비슷하게 컨디션 좋은 날 맞아야 하는 것 같습니다.
이걸 의학 용어로 코쿠닝(cocooning) 전략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코쿠닝이란, 아기 주변에 있는 모든 가족과 접촉자가 미리 백신을 접종해서 신생아를 감염원으로부터 감싸 보호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누에고치처럼 아기를 둘러싸 보호한다는 뜻에서 붙은 이름입니다.
실제로 성인이 백일해에 걸리면 어떻게 될까요? 어른들은 백일해에 걸려도 심한 기침을 동반한 가벼운 상기도 감염처럼 느끼는 경우가 많아, 본인이 감염된 사실조차 모르고 아기를 만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이 상태에서 아기와 밀접 접촉을 하면, 아기에게 백일해균을 그대로 전파할 수 있습니다. 아기가 DTP 접종을 마쳤더라도 백신의 예방 효과가 100%가 아니기 때문에, 근처에 감염된 성인이 있다면 감염 위험은 여전히 존재합니다(출처: WHO 백일해 정보).
그래서 아기와 자주 접촉하는 조부모, 친척, 돌봄 인력 모두 아기를 만나기 최소 2주 전에 Tdap 접종을 마치는 것이 권장됩니다. 마지막 접종이 10년 이내라면 재접종이 필요 없지만, 그 기록이 불분명하다면 한 번 더 맞는 것이 안전합니다.
신생아 보호, DTP 접종 완료되면 안심해도 될까요?
아기 입장에서는 어떨까요? 태어난 후 아기 스스로 면역을 갖추려면 시간이 걸립니다. 생후 2개월, 4개월, 6개월에 DTP(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 혼합 백신) 기초 접종을 3회 완료하고 약 2주가 지나야, 비로소 아기 몸속에 백일해에 대한 항체가 어느 정도 형성됩니다. 이 시기가 대략 생후 6개월 반 전후입니다.
여기서 DTP란, 디프테리아(Diphtheria)·파상풍(Tetanus)·백일해(Pertussis) 세 가지 감염병을 동시에 예방하는 혼합 백신을 말합니다. 아기에게 가장 위험한 시기는 만 2개월 이전이고, 그다음으로 위험한 구간이 생후 6개월 이전입니다. 이 두 시기가 지나야 비로소 어느 정도 안심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그렇다고 DTP 3차 접종이 끝난 뒤 가족들의 접종을 소홀히 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백신 예방 효과는 100%가 아니기 때문에, 돌 이전에는 여전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돌이 지나면 아기의 면역 체계가 어느 정도 성숙해져 백일해에 걸려도 중증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크게 낮아집니다. 제 경험상 이런 정보는 처음 임신했을 때 아무도 먼저 알려주지 않아서, 스스로 찾아보지 않으면 모르고 지나치기 쉽습니다.
간혹 "우리 때는 다 그렇게 컸는데"라는 말로 접종을 거부하는 어른들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저는 그 말이 조금 안타깝습니다. 그 시절에는 의학 정보가 지금처럼 보급되지 않았고, 실제로 백일해로 사망한 신생아 사례가 기록으로 남아 있습니다. 몰랐던 것은 괜찮지만, 알게 된 이상 의료진의 권고와 부모의 우려를 존중해서 함께 맞아 주셨으면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임산부 백일해 접종은 몇 주에 맞아야 하나요?
A. 질병관리청 및 대한산부인과학회 권고 기준으로 임신 27~36주 사이에 맞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병원마다 구체적인 시기가 28주 또는 30주로 조금씩 다를 수 있으니, 담당 선생님께 미리 여쭤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 시기에 맞아야 항체가 충분히 생성되어 태반을 통해 아기에게 전달될 수 있습니다.
Q. 백일해 주사 맞으면 많이 아픈가요? 임신 중에도 괜찮나요?
A. 제가 직접 맞아 본 경험으로는 맞는 당일 팔 근육이 살짝 뻐근한 정도였고, 하루 지나니 거의 없어졌습니다. 남편의 경우 며칠 더 통증이 갔는데, 컨디션이 좋을 때 맞는 것이 부작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접종 전 의료진이 몸 상태를 먼저 확인하고 진행하기 때문에, 몸이 좋지 않다면 솔직하게 말씀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Q. 할머니·할아버지도 백일해 주사를 맞아야 하나요?
A. 네, 아기를 자주 만나는 조부모라면 코쿠닝 전략의 핵심 대상입니다. 최근 10년 이내에 Tdap 접종 이력이 없다면, 아기를 만나기 최소 2주 전에 접종하는 것이 권고됩니다. 나이 드신 분들도 백일해에 걸리면 위험할 수 있어 10년마다 정기적으로 맞는 것이 권장됩니다.
Q. 아기가 DTP 접종을 다 마치면 백일해 걱정을 안 해도 되나요?
A. 3차 접종 완료 후 약 2주가 지난 생후 6개월 반 전후부터 아기의 항체가 어느 정도 형성됩니다. 하지만 백신 예방 효과가 100%는 아니기 때문에, 돌 이전까지는 감염된 성인과의 밀접 접촉을 주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돌이 지나면 면역 체계가 성숙해져 중증 위험도가 크게 낮아집니다.
결론
임신하고 나서야 백일해가 신생아에게 얼마나 심각한 병인지 처음 알게 됐습니다. 임산부 Tdap 접종으로 태반을 통해 아기에게 항체를 넘겨주고, 가족 모두가 코쿠닝 전략으로 아기를 감싸는 것이 지금으로선 가장 현실적인 예방법입니다. 특히 아기를 만나기 전에 Tdap 접종 여부를 꼭 확인해 달라는 부탁이, 부모 입장에서는 당연한 배려 요청이라는 것을 주변 어른들이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아직 접종 시기가 되지 않은 임산부라면 담당 선생님께 27~36주 사이에 접종 일정을 미리 잡아 달라고 먼저 요청해 보세요. 그리고 아기를 자주 돌봐 줄 분이 계시다면, 지금 당장 마지막 Tdap 접종이 언제였는지 확인해 보시는 것이 첫 번째 할 일입니다.

